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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사진여행(1) 공포의 주산지

하연이를 외할머님댁에 맡기고

하연엄마와 함께

벼르고 벼르던 사진 여행길에 올랐습니다.

2박3일 동안

주산지, 보성차밭을 다녀오는 고강도의 사진여행!!!

지난 목요일(5일)

오전에 하연이 예방접종을 하고

11시 50분 광명 철산동에서 출발!!!

"교통방송 -> 오늘부터 올해 최대의 피서행렬이 시작되었습니다!"

어째 초반부터 분위기 좋지 않습니다...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영동고속도로로 바꿔탄 후

중앙고속도로 분기점 인근의 치악휴게소까지

130km 밖에 되지 않는 거리를

3시간 40분이나 걸려 도착했습니다.

뭐 그래도 휴가철에 이정도면 나쁘진 않죠...

서안동 IC에서 나와서도 1시간 이상을 주행한 끝에

6시 20분

드디어 주산지에 도착했습니다.

거리 350km, 소요시간 6시간 30분.

막히지만 않는다면 4시간에 충분히 올 수 있을 듯...

내일 새벽 본격적인 촬영을 앞두고

사전 답사겸 해질녁 어스름한 길을 올라가 보기로 했습니다.

정말 가보고 싶던 곳이라

설레이는 마음으로

장비를 주섬주섬 챙겨서 주산지를 향해...

SLR 바디 2개, 렌즈 5개, 각종필터 및 필름, 삼각대...

가방 2개, 소형가방1개, 삼각대따로...

총 무게가 10kg이 훌쩍 넘는 장비를

둘이서 둘러메고 900여미터를 걸어갔습니다.

중간부터는 경사가 심해져서
평소에 운동하지 않았던 결과가 나타나더군요...

앗. 찍사 발견!

SLR을 하나씩에 삼각대를 둘러멘 남자 두명이 내려오더군요...

근데 분위기가 영 썰렁... 싸웠나?

이 사람들이 싸운게 아니라는 사실은

곧 밝혀집니다...

가까스로(?) 정상 도착...

...

...

...

...

...

하연엄마 왈! "이게 모야?"

...

...

...

...

...

저 나무들이 다 물에 잠겨 있어야 합니다.

근데...

이건 무슨 괴기영화에나 나오는 좀비 나오는 섬도 아니고...


정말

사진을 찍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장비 둘러메고 헉헉거리며 올라간게 억울해서...

하연엄마가 "증거사진 남겨야지..."라고 해서...

물빠진 썰렁한 해질녘에 카메라를 들이댔습니다.

# 1

사각틀 속에 담으니 그럭저럭 봐줄만 한데...

실제로는 정말 썰렁했습니다...


# 2

원래 나무 밑둥이 물에 잠겨 안보여야 정상입니다...

그런데...

쓰러져버린 나무들도 있고...ㅠ.ㅠ


# 3

한그루도 물에 잠겨 있는 나무가 없다니...


# 4

원래 이 위치에서는 배를 타지 않는 이상

사진을 찍을 수 없어야 정상인데...


# 5

이 나무가 상당히 유명한 나무입니다.

밑에 물이 차서 반영이 비춰야 되는데...


# 6

흑백으로 바꾸니 겨울 사진이라고 우겨도 될듯...


# 7

다른 사람들 사진에서 볼 때는 여기에도 새싹이 돋아나고 있었는데...

죽어버린 듯 하네요...


# 8

여기도 새벽안개가 피면 멋있는 포인트 중 하나인데...



# 9

주산지 최대의 버드나무 군락지...

이건 무슨 갯벌도 아니고...


# 10

그냥 상상만 하세요...

물이 나무 밑둥을 다 잠길만큼 차 있다고...


# 11

물이 빠지지 않았다면

저 바위가 아주 좋은 촬영 포인트가 될 듯 싶네요...


# 12

이번 주산지 사진에서

유일하게 맘에 드는 사진입니다...


# 13

수많은 주산지 사진 중에서

이 나무도 자주 등장하죠...


# 14

뒤에 두그루는 넘어져 있고...

에고... 을씨년스러워라...


# 15

주산지 입구에서 광각으로...

저수지를 둘러싸고 있는 땅이 하나도 안보여야 정상이랍니다...


다시 주차장으로 내려오니

7시가 넘었더군요...

다음 촬영을 위해 데이타를 노트북으로 옮기고...

원래 계획이었던 내일아침 새벽출사를 포기한 채,

"영덕 1박, 일출 촬영 후 보성행"

"우포1박, 오후 보성행"

"곧바로 보성으로 이동"

갈등을 시작했습니다...

물빠진 주산지에 너무 실망해서인지

한시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어서

세번째 대안을 선택했습니다.

제정신이 아니었죠...

"사진여행(2) 한낮의 보성녹차밭"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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